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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oss Over " + α "
전시구분 | 단체전 | 전시장소 | 밀알미술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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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기간 | 2017.07.21 ~ 2017.08.06 | 장르 | 도자 |
참여작가 | 김영상, 원경환, 이혁, 이인진 외 |
2000년 가을, 런던 왕립미술학교 Royal Academy of Arts에서 인간의 역사 이래 끊임없이 논쟁되어온 진화와 창조를 대변한 전시 <종말Apocalypse>을 선보였다. 이를 통해 인간은 두 가지 이유에서 종교, 영성에 관심을 갖고 있다는 것을 인지하게 된다.
첫째, 인간은 우리의 문화 속에서 존재하는 거대한 집단적 불신을 인지함과 동시에 집단적 불신은 문화를 만드는 중요한 요소로도 작용하고 있다는 것을 인식하게 되는 것이다. 집단적 불신은 종교와 영성으로 그려낸 거대서사의 단일함을 의심하게 되며, 과학의 진보보다 영성(종교)에 대한 불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은 오랜 역사 속에서 '영적spiritual'이라는 단어에 의존해 왔다. 더 큰 존재에 대한 갈망과 그속에 속하려는 열망, 삶의 근원과 죽음의 본질을 파헤치려는 욕망, 불가해한 힘에 대한 인정 등, 종교인이든 종교인이 아니든 삶속에서 강력한 영적 요소를 인지하게 된다. 다시 말하면 인간이라는 존재자체가 영적인 것을 탐색하고 사후세계에 대해 의문을 품는 존재하는 점이다. 그것은 불멸의 성스러운 존재가 현실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는 것의 반증이기도 하다.
종교와 영성이라는 주제에 끌리는 또 다른 이유는 인간이 도덕과 윤리에 관심을 가지기 때문이다. 관객과 작가들을 포함한 모든 인간은 윤리적인 행동, 즉 사람과 사람간에 어떻게 행동해야하는지, 동식물이나 지구환경 전체에 대해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옳고 그름에 대해 생각하고 판단한다. 그런 의미에서 종교는 도덕적 행동과 비도덕적 행동의 모델과 규범을 제시해왔다. 그것은 선과 악을 통해 설명되며, 많은 사람들은 그것을 언급하기 위해 종교적 도상을 이용한다. 예를 들어, 삶과 쾌락의 무상함, 필연적 소명과 갈등을 담아낸 바니타스vanitas는 현대미술에서 널리 사용되는 표현 중 하나이다. 이처럼 종교의 상징성은 개인에게 직면한 문제에 대한 해답을 찾으려는 예술가들에게 끊임없는 상상력을 제공해왔다.
2012년, 종교와 예술의 경계를 넘는 야심찬 기획으로 시작된 CROSSOVER는 올해로 6회를 맞이하게 된다. 종교와 예술의 영역 확장과 도자예술의 표현가능성을 종교적 상징물의 범주에 이르지 않고 새로운 조형언어로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변주하는 테마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학연이나 지연과 무관한 작품공모를 통한 신진작가 발굴, 다양한 재료의 혼합을 통한 표현영역확장, 담론을 위한 텍스트 활성화 등 작은 기획에서 출발하여 도예계에 부족한 담론과 비평의 장을 마련하였다. 그러나 <CROSSOVER>라는 동일한 주제가 주는 한계를 넘어선다는 것은 해를 거듭할수록 힘겨운 일이라는 점을 인식하게 된다. 때로는 침체기를 맞이하기도, 때로는 새로운 출발을 다짐하기도, 때로는 전시를 위한 전시가 기획되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속해야할 이유는 어디에 있는가? 장르의 경계가 무너진 지 1세기를 지나는 시점에 과연 경계란 무엇이었던가? 현재의 무엇을 넘고, 미래를 향해 어떤 메시지를 남길 것인가? 이 모든 의문을 “+α”를 통해 제기하려 한다. 그런 의미에서 본 전시는 “우리들의 숙제”가 함축된 도전적 의미를 지닌다.
미술학박사, 홍익대학교 도예유리과 겸임교수
김현숙